
모욕죄 고소기간은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긴 날부터 새로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친고죄의 6개월은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계산됩니다. 대리인을 통한 고소는 가능하지만, 고소기간 기산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변호사에게 맡기면 고소기간도 새로 시작될까?
A는 회사 단체채팅방에서 동료 B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B는 여러 직원이 보는 대화방에서 A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고, A는 그 말을 한 사람이 B라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 바로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고소까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계속 마주쳐야 했고, 문제를 크게 만들면 오히려 자신이 불편해질 것 같았습니다. A는 B가 사과하기를 기다렸고, 주변 동료들의 중재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B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정도 말이 무슨 문제냐”는 식으로 넘겼습니다. 결국 A는 변호사 C에게 모욕죄 고소를 맡겼습니다.
여기서 A는 한 가지를 잘못 생각했습니다.
“이제 변호사에게 맡겼으니, 위임한 날부터 6개월 안에만 고소하면 되는 것 아닐까?”
이 생각은 현실에서는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사건을 변호사에게 맡기면 법적 절차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느끼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욕죄 고소기간은 그렇게 계산되지 않습니다.
모욕죄에서 6개월이 중요한 이유
모욕죄는 친고죄입니다. 친고죄는 피해자 등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입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뿐만 아니라, 그 의사를 언제 표시했는지도 중요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은 친고죄의 고소기간을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고소기간)
①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 단,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기산한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6개월”이라는 기간이 아닙니다. 그 6개월이 언제부터 시작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A의 사건에서는 B가 누군지 처음부터 분명했습니다. A는 단체채팅방에서 B의 발언을 직접 보았고, 발언자도 바로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고소기간은 A가 그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진행됩니다. 나중에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진행 중인 기간이 새로 시작되지는 않습니다.
대리고소는 가능하지만 기준일은 바뀌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236조는 고소 또는 그 취소를 대리인으로 하여금 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A가 변호사 C에게 고소대리 권한을 위임하고, C가 A를 대신해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대리인을 통해 고소할 수 있다는 말과 고소기간의 기준일이 대리인 기준으로 바뀐다는 말은 다릅니다. 고소대리는 고소의 제출을 대신하는 절차일 뿐, 고소권자에게 이미 진행된 기간을 다시 되돌리는 제도가 아닙니다.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1도3081 판결도 이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대리인에 의한 고소의 경우에도 고소기간은 대리고소인이 아니라 정당한 고소권자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즉, 대리인이 위임받은 날이 아니라, 고소권자 본인이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고소기간이 진행됩니다.
변호사는 바로 고소했는데도 기간이 문제될 수 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문제는 변호사가 고소를 늦게 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변호사 C는 위임을 받은 뒤 곧바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보겠습니다. 그래도 고소기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준일은 C가 위임받은 날이 아니라 A가 B를 범인으로 알게 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A가 B의 발언과 행위자를 안 날부터 이미 6개월이 지났다면, C가 위임 직후 고소장을 제출했더라도 고소기간 도과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오해가 생깁니다. 사건을 변호사에게 맡기면 그때부터 법적 시간이 다시 계산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친고죄 고소기간은 변호사 선임일, 상담일, 위임계약일을 기준으로 하지 않습니다. 법이 보는 기준은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입니다.
따라서 모욕죄 고소를 고민한다면 먼저 확인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변호사에게 언제 맡겼는가?”가 아니라,
“피해자가 범인을 언제 알았는가?”입니다.
고소 전에는 날짜와 증거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모욕죄 사건에서는 감정이 앞서기 쉽습니다. 공개적인 자리나 단체채팅방에서 모욕적인 말을 들으면 곧바로 항의하고 싶고,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고소를 결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친고죄 사건에서는 감정적 판단보다 기간 계산이 먼저입니다.
실무적으로는 날짜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모욕적 발언이 있었던 날, 피해자가 그 발언을 확인한 날, 발언자가 누구인지 알게 된 날, 변호사 상담을 받은 날, 실제 고소장이 제출된 날을 구분해야 합니다. 이 중 고소기간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날짜는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입니다.
증거 확보도 중요합니다. 단체채팅방 대화라면 캡처 화면, 원본 대화 내용, 참여자 목록, 발언 전후 맥락을 보존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이루어진 발언이라면 당시 자리에 있던 사람, 발언 장소, 시간, 주변 상황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다만 증거를 더 모으겠다는 이유로 고소기간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증거는 고소의 설득력을 높여 주지만, 고소기간을 넘기면 절차 자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거 확보와 기간 확인은 함께 진행되어야 합니다.
고소기간을 잘못 계산하면 대응 전략도 달라진다
고소기간이 남아 있다면 고소장 제출, 증거 정리, 진술 준비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소기간이 이미 지난 상태라면 형사고소만을 전제로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민사상 손해배상 가능성, 징계 등 회사 내부 절차, 사과 요구, 재발 방지 조치 등 다른 대응 방향을 검토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억울함의 크기와 고소기간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피해자가 큰 상처를 받았고 상대방의 태도가 부당하더라도, 친고죄 고소기간을 넘기면 형사절차상 제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욕죄 사건에서는 “고소할지 말지”만 고민해서는 부족합니다. 먼저 기간을 계산해야 합니다. 그다음 증거를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고소가 실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맺음말
모욕적인 말을 들은 뒤 바로 고소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현실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에게 고소를 맡겼다는 이유만으로 친고죄 고소기간이 새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므로, 고소기간 기산점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모욕죄는 친고죄이므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습니다.
- 고소는 대리인을 통해서도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대리고소의 경우에도 고소기간은 대리인이 아니라 고소권자 본인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 변호사 위임일이나 상담일은 고소기간의 새로운 기산점이 아닙니다.
- 모욕죄 고소를 준비한다면 먼저 피해자가 범인을 알게 된 날을 특정해야 합니다.
모욕죄 고소를 고민하고 있다면, 변호사에게 맡긴 날보다 먼저 “내가 범인을 안 날이 언제인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함께 확인해 보세요.
모욕죄 고소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면, 다음으로는 고소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고소는 반드시 서면 고소장으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수사에서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한 자료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구술 고소와 서면 고소장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아래 글을 함께 참고해 보시면 좋습니다.
고소장 없이 고소할 수 있을까? ─ 고소의 방법과 주의점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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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욕죄 합의서만으로 고소취소 될까? ─ 대법원이 본 고소취소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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