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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고소와 고발

고발의 효력, 고발장 범위에만 한정될까? ─ 기본적 사실관계 동일성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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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의 효력, 고발장 범위에만 한정될까? ─ 기본적 사실관계 동일성이 핵심

 

고발의 효력은 고발장에 적힌 문구에만 기계적으로 묶이지 않습니다. 조세포탈 사건에서 일부 포탈액만 고발되었더라도,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면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전체 포탈액까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고발장 숫자가 아니라 같은 범죄사실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고발장에는 1억 원, 실제 포탈액은 5억 원이라면?

A는 작은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사업장이었지만, 세무조사 과정에서 일부 매출을 누락한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담당 공무원 B는 확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A가 지난 1년 동안 약 1억 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보고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A는 처음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고발장에 적힌 금액이 1억 원이었기 때문입니다. A는 “문제가 되더라도 1억 원 범위에서만 처벌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발장에 적힌 내용이 수사의 한계이고, 검찰도 그 범위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런데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검사는 계좌거래 내역, 거래처 자료,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을 다시 확인했고, 누락된 매출이 당초 파악된 것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제 포탈세액은 1억 원이 아니라 5억 원을 넘는 규모였습니다.

 

이때 A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공무원이 고발한 것은 1억 원 세금포탈입니다. 그런데 검사가 수사 과정에서 5억 원 이상이라고 판단했다고 해서, 고발되지 않은 부분까지 처벌할 수 있습니까?”

 

이 질문이 바로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고발장 범위에만 한정된다는 오해

일반인의 감각으로는 고발장에 적힌 금액이 처벌 범위를 정하는 기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세포탈 사건처럼 고발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고발이 있어야 공소제기가 가능하다면, 고발장에 적히지 않은 부분은 처벌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고발은 범죄사실에 대한 처벌을 구하는 의사표시입니다. 따라서 고발장에 적힌 표현 하나하나가 언제나 처벌 범위의 절대적 한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고발장에 적힌 금액 그 자체가 아닙니다. 처음 고발된 범죄사실과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밝혀진 사실이 같은 범죄사실로 평가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핵심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입니다

대법원은 고발의 효력이 고발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 모두에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282 판결
고발은 범죄사실에 대한 소추를 요구하는 의사표시로서 그 효력은 고발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 모두에 미치므로, 범칙사건에 대한 고발이 있는 경우 그 고발의 효과는 범칙사건에 관련된 범칙사실의 전부에 미치고 한 개의 범칙사실의 일부에 대한 고발은 그 전부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

 

대법원은 특히 조세포탈 범칙사건에서는 범칙사실의 일부에 대한 고발이 있더라도,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는 조세포탈기간이나 포탈액수를 추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란, 표현은 조금 어렵지만 핵심은 분명합니다. 완전히 별개의 범죄를 새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 문제 된 범죄사실과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인지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과세기간, 같은 사업장, 같은 매출누락 구조, 같은 조세포탈 방식이 문제 된다면 고발장에는 일부 포탈액만 적혀 있었더라도 수사로 확인된 전체 포탈액이 같은 범칙사실 안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의 사건에서 중요한 질문은 “고발장에 1억 원이라고 적혀 있었는가”가 아닙니다. 진짜 질문은 “5억 원 이상의 포탈세액이 처음 고발된 1억 원 포탈사실과 기본적으로 같은 사실관계인가”입니다.

 

 

조세포탈 사건에서는 숫자보다 구조가 중요합니다

조세포탈 사건에서 금액은 매우 중요합니다. 포탈세액이 커지면 형량도 달라지고,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발의 효력 범위를 판단할 때에는 금액만 따로 떼어 볼 수 없습니다.

 

세금포탈 사건은 보통 일정한 과세기간 안에서 매출누락, 허위신고, 세금계산서 문제, 장부 조작 등이 함께 연결되어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고발장에 일부 기간이나 일부 금액만 적혀 있었다고 해서, 나머지 부분이 당연히 고발되지 않은 별개 사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과세기간 안에서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 조세포탈이라면, 일부 고발의 효력이 전체 범칙사실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고발장에 적힌 1억 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거래자료와 계좌흐름을 통해 전체 포탈세액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피고발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고발장에는 1억 원이라고 되어 있으니 나머지는 문제 되지 않는다”는 식의 대응입니다. 이 주장은 사건의 핵심을 빗나갈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다투어야 할 지점은 금액이 고발장과 다르다는 사정 자체가 아니라, 추가된 포탈액이 처음 고발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있는지입니다.

 

포탈액이 커지면 가중처벌 위험도 커집니다

포탈액이 1억 원인지 5억 원인지의 차이는 단순한 숫자 차이가 아닙니다. 포탈세액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특가법상 조세포탈 가중처벌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연간 포탈세액이 5억 원 이상이면 중한 법정형과 벌금 병과 가능성이 함께 검토됩니다.

 

따라서 조세포탈 사건에서 고발장에 적힌 금액만 보고 사건의 위험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수사 과정에서 실제 포탈세액이 어떻게 산정되는지, 과세기간이 어떻게 특정되는지, 누락 매출이 어떤 자료로 입증되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방어의 방향도 여기에 맞추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고발된 금액은 1억 원뿐이다”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추가된 포탈액이 같은 과세기간의 같은 범칙사실인지, 산정 방식에 오류는 없는지, 거래자료가 실제 매출누락을 의미하는지, 포탈의 고의가 인정되는지를 자료로 검토해야 합니다.

 

 

맺음말

고발장에 적힌 금액보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포탈액이 더 큰 경우, 피고발인은 “고발된 범위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조세포탈 사건에서는 고발장 문구보다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발의 효력은 고발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만 기계적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면 고발의 효력은 범죄사실 전체에 미칠 수 있습니다.
  • 조세포탈 사건에서는 같은 과세기간, 같은 포탈 방식, 같은 범칙사실인지가 중요합니다.
  • 수사 과정에서 포탈액이 커지면 특가법상 가중처벌도 문제 될 수 있습니다.
  • 실무 대응은 고발장 금액이 아니라 실제 증거와 포탈액 산정 구조를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고발장에 적힌 숫자만 보고 사건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조세포탈 사건에서는 처음부터 전체 범죄사실의 구조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함께 참고해 보세요.

고발의 효력은 고발장에 적힌 문구만으로 기계적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조세포탈 사건에서 고발장에 적힌 금액보다 실제 포탈액이 더 큰 경우와 마찬가지로, 고발장에 피고발인을 잘못 적은 경우에도 범죄사실의 동일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고발장에 사람을 잘못 적었을 때도 처벌이 가능한지 궁금하다면, 아래 글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고발장에 사람을 잘못 적으면 처벌 못 할까? ─ 피고발인 착오와 고발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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